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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가 읽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읽은 이유

짧고 굵게 결론부터 말하자면, 논리적인 글을 더 잘 쓰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으면 논리적인 글을 더 잘 쓸 수 있게 될까? 누군가에겐 그럴 것이고, 누군가에겐 그렇지 않을 것 같다.

누구에게 필요한 책인가?

이 책은 아주 기본적인 내용을 다룬다. 논리 글쓰기 입문서 정도 되는 것 같다. 솔직히 처음 책을 절반 정도 읽었을 때는 살짝 실망했다. 이미 아는 내용이 많았기 때문이다. ‘주제를 벗어나면 안 된다.’, ‘취향을 고백하지 마라’ 등이다. 하지만 고수들이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듯, 스스로 기본은 지키고 있는지 점검해보고, 글쓰기 지침을 정하는 데 좋은 책인 것 같다.

글쓰기에 관한 책이지만, 본인의 말하기 능력에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면 역시 읽어볼 만한 책이다. 말하기와 글쓰기는 결국 같은 결이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말하기에서 이런 기본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많이 봤다.

결론적으로 어떤 형태의 글이든, 글쓰기를 시작해보려 한다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책의 내용이 도움이 되었다. 앞서 이미 아는 내용이 많다고 했지만, 배운 점이 없지는 않다. 책에서 소개하는 몇 가지 방법들은 도움이 됐고, 앞으로 블로그 글을 쓸 때 사용해보려 한다.

좋았던 구절들

내게 도움이 된 문구나, 공감하여 공유하고 싶은 내용을 조금 정리해보려 한다.

말로 해서 좋아야 잘 쓴 글이다

"말과 글 중에는 말이 먼저다. 말로 해서 좋아야 잘 쓴 글이다."

최근 직장 동료가 사내 세미나에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내용을 공유한 것이 생각나 가져왔다. 세미나의 내용 중에는 말 끝에 이모지를 넣어 글을 부드럽게 하는 방법도 소개되었다. 이는 잘 알려진 커뮤니케이션 방법 중 하나이다.

이런 방법이 거론될 만큼 우리가 회사에서 주고받는 글은 다소 딱딱하다. 특히나 글에선 감정 정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오해의 소지가 생긴다. 어떤 글은 마치 상대방이 화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쓰는 사람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빌드업이 길었다.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생각보다 글을 오해하기 쉽다. 그러니 글을 전달하기 전에 한 번 구두로 읽어보자. 글을 읽어보면 그래도 ’아, 이건 오해의 소지가 있을지도?’라는 부분이 잘 드러난다.

맥락을 잘 모른 채 텍스트를 읽어도 뜻을 아는 데 큰 어려움이 없도록 써야 한다

"맥락을 잘 모른 채 텍스트를 읽어도 뜻을 아는 데 큰 어려움이 없도록 써야 한다."

이 문장은 ‘거시기, 그것’ 같은 인칭대명사를 남발하지 말라는 내용인데, 맥락을 잘 몰라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공감되어 가져왔다.

일을 하다 보면 정책이 결정되어 슬랙, 노션 등으로 기록을 남기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이런 기록들이 막상 다시 읽어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어렵다. 글이 고맥락으로 작성되었기 때문인데, 시간이 조금 지나 다시 읽을 때쯤이 되면 그 맥락을 다 잃어버려서 글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이런 글은 맥락을 설명하는 내용을 추가하거나 타인이 읽어도 이해할 만큼 쉽게 써야 한다.

글이 헐렁해졌기 때문이다

"너무 단순한 이슈도 다루지 않았다. 2000자를 채우려면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섞어야 해서 글이 헐렁해졌기 때문이다."

이 글은 자기 반성을 위해 가져왔다. 위 상황에서 작가는 정해진 분량의 칼럼을 작성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이 분량에 맞춰 주제를 선정했다는 내용이다. 이 문장을 가져온 이유는 ‘글이 헐렁해졌다’는 표현이 좋아서이다. 나는 최근까지도 글이 짧으면 글이 허접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블로그 글의 분량을 억지로 늘리곤 했었는데, ‘헐렁해졌다’는 표현이 가슴을 깊이 찔렀다. 오히려 길게 쓰면서 허접한 글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앞으로는 글이 짧아도 딱 하고 싶은 말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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