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접관에게 자신을 세일링하는 5가지 팁
개요
최근 동료가 작성한 세일즈에 대한 글을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내가 개발자 이력서를 작성할 때 신경 쓰는 포인트들과 세일즈 글에서 겹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인데,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력서는 스스로를 세일링하는 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발자를 준비하는 지인들을 보면, 생각보다 이 세일링의 원리를 잘 적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 읽은 세일즈 글을 바탕으로 자신을 어떻게 어필하면 좋을지 몇 가지 팁을 적어보려 한다.
1. 나의 페르소나 찾기
내가 판매하는 옷을 입어보지 않고도 설득할 수 있을까?
내가 먹어보지 않은 음식을 고객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
[출처] 1) 모든 순간은 세일즈다. | 작성자 도라지
나를 세일링하려면 나는 어떤 상품인지 알아야 한다. 고용 시장에 나온 당신은 이제 진열장에 진열된 상품 N번이다. 어떤 카테고리의 진열장에 속했는가? 소비자의 눈에 띄는 황금 라인에 진열되었는가? 파격 세일 상품인가? 자신이 어떤 상품인지 알아야 누가 자신을 살지 알 수 있다.
내가 판매하는 상품은 '직장인 나'의 페르소나이다. 다음과 같이 자신에 대한 질문을 많이 던져보자.
- 나의 장점과 단점은 뭘까?
- 나는 어떤 팀원인가?
- 나의 전문성은 무엇인가?
-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불타오르는가?
- 5년 뒤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이런 질문들을 던지다 보면 나는 어떤 상품인지 알 수 있고, 어떤 매력을 가졌는지도 알 수 있다. 이 알아차림을 기반으로 세일링할 나의 페르소나가 형성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개발자 A
장점) 팔로워십이 강하고 팀원과의 협업 능력이 좋다.
단점) 리더십은 약하다. 말주변이 없다.
전문성) 테스트와 리팩토링을 잘한다.
좋아하는 것) 반복을 줄여 효율적으로 만드는 일을 할 때 즐겁다.
회사마다, 시대마다 필요로 하는 상품이 다르다. 적어도 나를 누구에게 팔아야 할지, 어느 기업에 가는 것이 더 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지 알고 지원하자.
페르소나는 선택할 수 있다. 내 페르소나에 넣고 싶은 특징을 추가하고 그에 기반한 경험을 쌓는 것도 좋다. 하지만 내가 연기하고 싶은 페르소나가 아닌 페르소나는 괴로울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커리어에도 좋지 않다. 너무 허영 가득한 페르소나를 만들지는 말자.
2. 일관성 있는 경험 설계로 신뢰 쌓기
매장의 음악은 판매하는 물건의 분위기와 맞춘다.
[출처] 1) 모든 순간은 세일즈다. | 작성자 도라지
내가 판매할 페르소나에 신뢰를 더하려면 페르소나를 받쳐주는 일관된 경험을 증명해야 한다. ‘소통 능력이 뛰어난 개발자’로 페르소나를 정했는데, 소통에 관련된 경험이 딱 한 번밖에 없다면 “뛰어나다”라고 한 점이 다소 의아해진다.
내 페르소나에 맞춰 경험을 설계하자. 일관성 없거나 부족한 경험은 신뢰를 떨어뜨린다. 부족한 경험은 팀 내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채우거나, 그럴 수 없다면 사이드 프로젝트나 대외 활동으로 채울 수 있다. 유의미한 경험이 있다면 수치화하고 차별화되는 부분을 부각시켜 더 매력적으로 만들자.
잘 쌓은 경험으로 내 페르소나가 일관된 주장을 할 수 있게 되면, 매력 포인트가 1~2개뿐이라도 훨씬 매력적인 포인트가 된다.
3. 호기심을 자극할 함정을 파기
다른 사이즈가 있는지 물어본다면 디자인은 마음에 들었다는 이야기이고, 먼저 가격을 물어본다면 부담스러운 가격이거나 붙어 있는 가격에서 할인이 있는지 확인하는 질문일 것이다.
[출처] 1) 모든 순간은 세일즈다. | 작성자 도라지
이건 미세한 팁이다.
이력서를 이용해 면접을 설계할 수 있다. 이력서를 통해 “나는 이런 상품이에요”라고 어필했기 때문에 면접에서 나오는 질문도 대체로 이력서를 기반으로 나오기 마련이다. 이를 이용해 “이거 질문해 주세요~”라는 문항들을 만들 수 있다.
가끔 본인이 했던 내용을 꽉꽉 눌러 담아 글이 빼곡한 이력서를 보곤 하는데, 솔직히 눈이 아프다… 예를 들어,
“팀이 잦은 회의로 지치고 있어 리더십을 발휘해 회의를 줄이고 문서화를 더 자주 하도록 합의해 소통 비용을 개선함”
이런 문장보다는
“문서 기반 소통 방식 개선을 통해 소통 비용 50% 절감”
이런 문장이 눈에 더 잘 들어오며, ‘문서 기반의 소통 방식이 뭘까?’, ‘50%는 무슨 근거로 나온 걸까?’, ‘우리 팀도 소통 비용에 문제를 겪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같은 호기심이 생긴다. 호기심도 훌륭한 매력 포인트이다.
4. 양치기 소년이 되지 말자
막연하게 잘 어울린다고 말한다면 고객은 당신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냥 솔직한 피드백은 고객의 마음을 얻지 못할 것이다.
피드백 전에 고객의 고민을 같이하면서 피드백을 한다면 고객은 당신을 신뢰할 것이다.
[출처] 1) 모든 순간은 세일즈다. | 작성자 도라지
사실 당연한 말이라 적을지 말지 고민했지만, 조바심에 실수하는 신입들이 있지 않을까 싶어 적어본다.
장사의 기본은 신뢰이다. 구매자와의 신뢰를 구축해야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지금 세일링하는 것은 면접관의 동료가 될 사람임을 기억하자. 아무도 거짓말하는 동료를 뽑고 싶어 하지 않는다. 어찌저찌 거짓말을 들키지 않고 입사한다고 한들, 그 밑천은 금세 드러나게 되어 있다. 당신은 동료와의 깨진 신뢰 관계를 쌓느라 시간을 낭비해야 할 것이다.
면접에서도 부족한 부분이 나오면 솔직하게 인정하는게 좋다. 어떻게든 둘러대봐야 당신의 길어진 코가 면접관에겐 보인다.
물론 자신의 스펙이 초라해 보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스펙이 초라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좋은 물건은 없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안다. 좋은 내용만 가득 찬 이력서는 솔직히 의심부터 든다. 그렇기에 부족해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보단, 부족하더라도 나를 뽑아야 하는 강력한 매력을 만들자.
다시 한번 말하지만 면접관이 찾는 것은 동료이다.
5. 주기적으로 창고 정리하기
잘 팔리는 옷은 굳이 어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판매되지만,
재고 파악을 하지 않으면 잘 팔리는 옷만 계속 팔리게 되고,
결국 안 팔리는 옷은 재고로 쌓여가기만 할 것이다.
[출처] 1) 모든 순간은 세일즈다. | 작성자 도라지
시간이 흐르며 트렌드가 바뀌면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한 부분이 매력적이지 않게 되거나, 시장이 필요로 하는 결정적인 능력이 부족해 페르소나의 매력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주기적으로 본인의 페르소나를 점검해야 한다. 더 좋은 경험이 생기면 이력을 교체해 페르소나를 강화하고, 매력도가 떨어진 이력들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사실 매력적인지 여부는 스스로 파악하기 어렵다. 종종 면접에 참여하는 동료에게 리뷰를 부탁하자. 그러기 어렵다면 차라리 대기업에 이력서를 던지고 평가받는 것도 좋다. (너무 자주 하는 것은 당연히 좋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프로젝트가 하나 끝날 때마다 점검하는 것을 추천한다. 대체로 프로젝트 하나가 하나의 이력이 되기 때문이다.
결론
이렇게 5가지 팁을 말해보았다. 길게 둘러 이야기했지만 결론적으로 하고싶은 말은 다음과 같다.
취업은 스스로를 판매하는 것임을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팔아보자!
지금처럼 불경기로 모든 것이 힘든 시기도 때로 찾아온다. 하지만 전쟁통에도 수요와 공급은 사라지지 않는 법. 힘든 때일수록 더욱 전략적으로 접근해 성공적인 셀프 세일링을 하길 바란다.